올해 2월, 5년 다닌 회사를 전격적으로 관두고 자유인이 되어 그 다음다음날인가 바로 짐싸서 날아갔던 부에노스아이레스. 그 여행에서 브라질에도 들렀고, 심지어는 리오 카니발 구경도 했고 그것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난 정말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좋았다. 그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쓴다 해놓고 한 해가 거의 다 가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 블로그 툴 몇개를 테스팅 하기도 해 볼겸해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써놓은 텍스트에 사진을 붙여서 여행기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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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첫번째 도시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였다. 겨우 5일 있으면서도 느긋하게 내 페이스대로 슬렁슬렁 보고 다녔다. 좀더 기운이 있고 부지런했다면 탱고 레슨도 받고 뮤지엄들도 좀더 챙겨서 다니고 푸에르토 마데로나 라 보카 동네들도 구경을 갔을텐데. 요번에는 자고 쉬는데 더 촛점이 맞춰져서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에서 공짜로 주는 아침을 먹고 나서는 도로 침대로 기어들어가 자다가 오후에나 호텔에서 출발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열대 나무들과 눈부신 햇살만 아니라면 유러피안 도시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old world charm이 넘치는 도시. 1930년대부터의 오리지널 우든 바가 아직도 숱한 낙서를 간직하고 늙어가고 있는 어두컴컴한 오래된 바나 탱고의 역사를 써온 전통의 Confiteria들의 매력이 느긋한 페이스의 여행에 더없이 맞아들었다. 내가 묵은 곳은 San Telmo라는 오래된 동네였는데, 여기는 탱고의 산지로 유명하고 일요일에는 커다란 안티크 마켓이 열리는 곳이라서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묵는다만, 다음에 올때는 새로 생긴 주택가인 팔레르모의 어딘가에서 묵어보고 싶다. 팔레르모는 뉴욕으로 치면 어퍼 이스트 사이드 같은 분위기인데, 유명한 레스토랑들과, 뮤지엄들과 공원들이 다 여기 있다. 면적도 아주 넓어서, 팔레드모도 팔레르모 소호, 팔레르모 헐리우드, 팔레르모 비에호, 알토 팔레르모라는 식으로 잘게 나누어진다. 다음에는 팔레르모 비에호나 팔레르모 소호 정도에 아파트를 한 1-2주 빌려서 살고 싶더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묵은 호텔은 좀 quirky하고 관광객스럽긴 한데, 방이 넓직넓직하고 뽀득뽀득 소리가 날 정도로 깨끗해서 맘에 들었다. Ayres Portenos Tango Suite라는 곳이었는데 탱고가 테마여서 탱고와 관계된 벽화가 방방마다 다르게 그려져 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의 유명인들이 실물사이즈 인형이 곳곳에 서 있는데, 계단에서는 에비타가 맞아주고, 아침식사 테이블에는 마라도나가 축구공을 껴안고 앉아 있고, 옥상 테라스에서는 체 게바라가 같이 담배피우고 있는 분위기. 가격도 저렴해서 하루에 미화로 45불 정도. 산텔모의 관광객 거리인 디펜사도 가깝고, Subte C라인도 가깝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짧게 지낼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호텔방의 모습

조촐한 호텔 아침식사

마라도나님과 함께 아침식사

베란다에는 담배피는 체 게바라님이....

계단참에는 피아졸라씨가...

또 에바 페론 여사꺼정... 모셔놓은 호텔임.
BsAs에서 제일 즐겼던 것들을 들라면, 탱고와 스테이크, 까페 콘 레끼, 그리고 걷기 좋던 주택가의 거리들과 물욕을 부채질하던 가죽 제품들.


역사가 100년이 넘는 오래된 까페 뻬땅끄였던가.

주로 먹고 다닌 오후 간식은 까페 콘 레끼와 페스트리.

아르헨티나의 대통령궁. 저기 저 시계 밑에서 페론 대령이 그 유명한 연설을 했다고 한다.

레스토랑 Les Immotales의 벽을 장식하고 있는 불멸의 얼굴들.

아르헨티나의 묵직한 맛이 나는 Malbec은 또 여행의 묘미였다. 어딜가나 여자 혼자 여행하는 나를 잘 보살펴 주셨던 웨이터장 아저씨들.... 부탁한 것도 아닌데 항상 레드와인을 이렇게 잔뜩 글래스 넘치게 따라주시곤 했다.

이 곳은 그 유명한 탱고 바 Confiteria Ideal이다.

